에브리씽 이즈 크랩, 이상한데 설득되는 진화 로그라이트
에브리씽 이즈 크랩은 제목부터 시선을 잡는 게임이다. 모든 생물이 결국 게로 진화한다는 수렴 진화 이론을 게임의 핵심 콘셉트로 끌어와, 플레이어가 다양한 생물의 특성을 흡수하며 점점 게에 가까워지는 과정을 액션 로그라이트로 풀어냈다. 출시 직후 10만 장 이상 판매되고 1,000개가 넘는 리뷰를 모으며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도 이 독특한 발상이 실제 재미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임의 주인공은 슬라임 다윈이다. 플레이어는 생물을 사냥하고, 시체를 먹어 경험치를 얻고, 다른 생명체의 신체 특성을 붙여가며 진화한다. 125개 이상의 진화 능력과 특수화가 제공되기 때문에 매 판마다 외형과 성능이 달라지는 조합을 만드는 재미가 있다. 겉보기에는 귀여운 픽셀 그래픽이지만, 피해 저항, 보호막, 쿨다운, 사회성 같은 옵션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생존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숲, 사막, 툰드라 같은 지역과 낮밤 변화에 따라 생물들의 특성이 달라지는 점도 로그라이트 특유의 반복 플레이를 받쳐준다. 이 게임이 재미있어 보이는 이유는 성장의 결과가 숫자로만 남지 않고 외형과 행동 방식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능력을 고를 때마다 내 캐릭터가 이상한 방향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고, 그 이상함이 다음 전투의 전략으로 연결된다. 로그라이트에서 중요한 것은 한 판 더 해보고 싶게 만드는 변수인데, 에브리씽 이즈 크랩은 그 변수를 꽤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의 매력은 황당한 아이디어를 농담으로 끝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진화라는 소재를 성장 시스템으로 연결했고, 먹고 붙이고 살아남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플레이 루프로 만들었다. 스포어의 생물 조립 감각과 로그라이트의 긴장감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꽤 쉽게 끌릴 만하다. 여름에는 편의성 및 외형 관련 무료 업데이트가, 가을에는 유료와 무료 콘텐츠 업데이트가 함께 예정돼 있다. 초반 반응이 좋은 만큼, 앞으로 업데이트가 조합의 폭을 얼마나 넓혀주느냐가 장기 흥행의 관건이 될 것 같다. 첫 인상이 강한 게임일수록 이후 콘텐츠 관리가 더 중요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