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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젠슨 황 한국서 깜짝 회동…엔씨소프트와 엔비디아, 게임 넘어 ‘피지컬 AI’ 시대 준비한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 젠슨 황이 한국 게이머들이 모인 PC방에서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글로벌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두 인물이 한국에서 함께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양사가 올해로 글로벌 파트너십 25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번 만남은 과거의 협력 관계를 되짚는 동시에 앞으로의 AI 시대를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이날 공개된 메시지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순한 그래픽 기술 협력을 넘어 ‘피지컬 AI(Physical AI)’ 영역까지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게임을 함께 만들던 두 기업이 이제는 AI 기반 가상 세계와 차세대 인터랙션 기술까지 함께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리니지에서 시작된 25년 동행

지금은 AI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엔비디아가 한국 게이머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 PC 온라인 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였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는 국내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양사의 협력도 이 시기에 시작됐다.

리니지와 리니지2를 비롯한 엔씨의 주요 MMORPG들은 엔비디아 그래픽 기술과 함께 성장했고, 이후 수십 년 동안 게임 개발과 그래픽 기술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게임스컴, 지스타,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같은 글로벌 행사에서도 양사는 꾸준히 함께 등장하며 파트너십을 강화해 왔다.

이번 만남이 더욱 상징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첨단 AI 기술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지만 장소는 여전히 PC방이었다.

한국 온라인 게임 문화의 상징이자 양사가 성장해온 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RTX 스파크와 함께 공개된 아이온2

현장에서 공개된 또 하나의 화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윈도우용 슈퍼칩인 RTX 스파크(Spark)였다.

양사는 RTX 스파크가 탑재된 노트북을 활용해 엔씨의 기대작인 ‘아이온2’와 개발 중인 신작 ‘신더시티’의 실제 플레이 화면을 선보였다.

현장을 찾은 이용자들의 반응도 상당히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특히 아이온2는 이미 MMORPG 팬들 사이에서 국내 최대 기대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원작 아이온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IP라는 점에서 이번 공개는 단순한 기술 시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실제 커뮤니티에서도 “생각보다 그래픽 퀄리티가 높다”, “언리얼5급 느낌이 난다”, “PC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MMORPG가 나오는 것 같다”는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신더시티가 엔비디아가 주목하는 이유

이번 행사에서 또 하나 주목받은 작품은 신더시티(THINDER CITY)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독일 게임스컴에서 신더시티를 RTX 플래그십 타이틀 가운데 하나로 공개한 바 있다.

쉽게 말해 엔비디아가 자사 최신 그래픽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대표 게임 중 하나로 선택한 것이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단순히 그래픽 품질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AI 기반 렌더링과 레이트레이싱, DLSS 기술 활용 여부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신더시티 역시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MMORPG 중심 개발사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새로운 장르와 기술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 회사와 AI 회사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사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게임이 아닐 수도 있다.

김택진 대표와 젠슨 황 CEO는 향후 협력 범위를 피지컬 AI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챗봇이나 생성형 AI를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 환경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AI를 의미한다.

최근 엔비디아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게임 산업 역시 피지컬 AI의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NPC가 정해진 스크립트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며 플레이어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시대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게임 업계에서는 AI NPC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유비소프트, 엔씨소프트를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생성형 AI 기반 게임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엔씨에게도 중요한 전환점

최근 몇 년 동안 엔씨소프트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모바일 MMORPG 시장 성장 둔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 신작 성과에 대한 시장 기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단순한 게임 그래픽 수준이 아닌 AI 기술 영역까지 확대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행보다.

특히 엔씨는 이미 자체 AI 연구 조직을 운영하며 언어 모델과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이번 협력은 그동안 진행해온 연구가 실제 서비스와 게임 개발 영역으로 연결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AI 시대의 게임은 어떻게 달라질까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그래픽 혁신보다 AI 혁신이 더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래픽은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 단계에 진입했지만 AI는 아직 시작 단계에 가깝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김택진 대표와 젠슨 황 CEO의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과거 엔씨와 엔비디아가 그래픽 기술을 통해 온라인 게임 시대를 함께 열었다면, 앞으로는 AI를 통해 새로운 게임 경험을 만드는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

PC방에서 시작된 25년 동행이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그리고 차세대 게임 세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