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되면 서버를 바꾼다”…‘솔: 인챈트’, MMORPG에 ‘대박의 재미’를 더한 이유
신작 MMORPG 시장은 요즘 쉽지 않다.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갈수록 냉정해지고 있다. 자동 사냥, 강화 시스템, 필드 보스, 거래소 등 익숙한 요소만으로는 더 이상 눈길을 끌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 MMORPG들은 저마다의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운다.
오는 18일 출시를 앞둔 Soul: Enchant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 공개 당시부터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단연 **’신권 시스템’**이었다. 실제 플레이어가 신이 되어 서버에 영향을 주는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개발진 방송을 살펴보면, 넷마블과 개발사 알트나인이 진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신권만이 아니다.
오히려 게임 곳곳에 숨어 있는 이른바 ‘대박의 재미’, 그리고 플레이한 시간이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는 성장 구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MMORPG에서 보기 드문 ‘신권’ 시스템
솔: 인챈트가 처음 주목받은 이유는 신권 때문이다.
대부분 MMORPG에서 서버 운영은 개발사의 영역이다. 하지만 솔: 인챈트는 일부 권한을 플레이어에게 넘겨준다.
신권은 총 3단계로 구성된다.
서버 단위의 서버 신, 월드 단위의 주신, 그리고 게임 전체에서 단 한 명만 존재하는 절대 신이다.
특히 서버 신만 되어도 상당한 권한을 사용할 수 있다.
특정 캐릭터를 소환하거나 버프와 디버프를 부여하고, 몬스터를 대량으로 생성해 파밍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 특정 지역을 PK 지역 또는 안전 지역으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 MMORPG에서는 운영자가 이벤트를 열어야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플레이어가 직접 행사하는 셈이다.
개발진 역시 같은 신권이라도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서버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은 상당히 흥미롭다.
결국 같은 게임이라도 서버마다 다른 역사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어떤 서버는 신이 유저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수도 있고, 반대로 경쟁 중심의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최근 MMORPG에서 보기 힘든 일종의 ‘서버 정치’ 요소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스트리머도 절대 신은 될 수 없다
흥미로운 부분은 신권 시스템의 공정성 문제다.
강력한 권한을 플레이어에게 주는 만큼, 특정 유명 스트리머가 독점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대해 넷마블은 비교적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넷마블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스트리머는 절대 신이 될 수 없다.
스트리머 전용 월드와 일반 월드를 분리해 운영하기 때문에, 전체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는 절대 신 자격은 일반 이용자들에게만 부여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MMORPG 시장에서 스트리머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이런 장치는 일반 이용자들의 반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이 아니어도 신의 힘을 체험한다
신권 시스템이 일부 상위 이용자만의 콘텐츠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일반 유저들도 제한적으로 신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
필드 곳곳에 존재하는 ‘나인트리’와 상호작용하면 특별한 권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광역 메테오 공격이 공개됐다.
대규모 범위에 불덩이가 떨어지며 몬스터를 쓸어버리는 연출은 상당히 화려한 편이다.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프형 이벤트가 아니라 직접 신의 힘을 체험하게 만든 점은 나름 차별화 포인트로 보인다.
개발진이 강조한 것은 오히려 ‘대박의 순간’
사실 이번 방송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신권보다도 필드 콘텐츠였다.
개발진은 반복 사냥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보상을 얻는 재미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가 **’신을 버린 자’**와 **’창조의 핵’**이다.
이들은 일반 필드 사냥 중에도 등장하는 특수 몬스터다.
처치 시 얻을 수 있는 타락의 파편과 창조의 파편은 컬렉션 등록을 통해 추가 능력치를 제공한다.
즉, 단순히 경험치만 얻는 것이 아니라 사냥 도중 갑자기 등장한 희귀 몬스터가 성장의 기회가 되는 구조다.
개발진은 이를 두고 “대박 요소”라고 표현했다.
최근 MMORPG 이용자들이 필드 사냥을 지루하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결과가 지나치게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솔: 인챈트는 사냥 도중 예상치 못한 보상과 이벤트를 배치해 반복 플레이의 피로도를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월드보스보다 더 중요한 필드 탐험
최근 MMORPG들은 대부분 보스 콘텐츠를 중심으로 설계된다.
하지만 솔: 인챈트는 필드 탐험 요소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생명의 트리와 정신의 트리다.
필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효율 높은 HP·MP 회복제를 제공한다.
단순히 사냥터를 순회하는 것이 아니라 맵을 돌아다니며 탐험하는 동기를 부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오픈월드 MMORPG가 아닌 게임에서도 이런 탐험 보상 구조는 의외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유저 입장에서는 “오늘은 뭔가 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플레이를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강화 실패도 손해만 보는 구조는 아니다
국내 MMORPG 이용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스템 중 하나는 강화다.
강화 성공은 짜릿하지만 실패는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솔: 인챈트는 이 부분을 조금 다르게 접근했다.
강화 과정에서도 경험치를 얻을 수 있으며, 실패하더라도 핵심 재화인 나인을 획득할 수 있다.
개발진은 “플레이 시간이 휘발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 철학은 꽤 흥미롭다.
최근 MMORPG 시장은 실패했을 때의 상실감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시간을 투자했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허탈감이기 때문이다.
솔: 인챈트는 최소한 무언가는 남도록 설계해 심리적 부담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나인’이 핵심 경제를 책임진다
이번 방송을 통해 가장 자주 언급된 단어는 사실 신권보다도 나인이었다.
나인은 게임 내 핵심 재화다.
갓아머와 영체 같은 주요 성장 요소도 나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심지어 일반 NPC 상점에서는 희귀 장비와 영웅 등급 스킬북까지 판매한다.
특히 영웅 스킬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국내 MMORPG에서는 영웅 스킬 획득 과정이 가장 큰 스트레스 요소로 꼽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개발진은 이 부분을 의식한 듯 나인을 통해 상당수 영웅 스킬을 획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과금 여부와 상관없이 플레이 시간이 곧 성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스쿼드 모드, 부캐 육성의 불편함을 줄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콘텐츠는 스쿼드 모드다.
한 계정 내 캐릭터 두 명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캐릭터를 즉시 전환할 수 있으며, 별도의 로그아웃 과정도 필요 없다.
MMORPG 유저들은 전통적으로 부캐 육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특히 클래스별 역할이 명확한 게임일수록 여러 캐릭터를 키우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솔: 인챈트는 이런 플레이 패턴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MMORPG들이 편의성 강화를 중요한 경쟁 요소로 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실용적인 기능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관건은 ‘신권’보다 경제 시스템
솔: 인챈트는 분명 독특한 MMORPG다.
신권 시스템은 지금까지 공개된 국내 MMORPG 가운데서도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에 속한다.
하지만 이번 방송을 보고 나면 오히려 게임의 핵심은 신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발진이 반복해서 강조한 것은 필드 사냥의 대박 요소, 강화 실패 보상, 나인을 통한 성장, 공개구매 시스템 등 경제 구조와 성장 동선이었다.
결국 MMORPG의 수명은 화려한 기능 하나보다 유저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성장의 재미를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
개인적으로는 솔: 인챈트의 성공 여부 역시 절대 신이 누가 되느냐보다, 필드 사냥 중 얻는 작은 대박과 꾸준한 성장의 만족감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권은 강력한 첫인상을 남기는 무기이고, 진짜 승부는 그 이후에 펼쳐질 MMORPG 본연의 재미가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